이해경   (thakd   )
[소설] ***** 자유시대 부부 ***** (45)        09/06 12:03   95 line

                     ***** 자유시대 부부 *****                        

45. 서울부르스 (3)


고개를 드는 순간 명진의 파카의 푸른색이 눈안가득 채워졌다.

"후~ 내가 대구산다는말 안했던가?"

서있는 사람들이 더 많고 창문틈으로 차가운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통일호
였지만 명진이 내어준 푸른파카속에서 고개만 쏘옥 내민채 덜컹이는 기차
의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며 피로에 가물거리는 의식속 잠시 이마위를 스치
듯 닿았던 따스한 온기에 소스라치듯 온몸의 세포들이 일어서는 것 같았다.

"춥지? 발을 이쪽으로 대봐...온돌방같은 느낌이야"

창문밑으로 스텐레스 판이 문턱처럼 줄지어 이어져 있는 곳으로 명진이 
차갑게 굳어진 발을 밀어올리는걸 느끼며 더더욱 명진의 파카속으로 파고
들었다.




일요일에 결혼한다는 미선이와의 전화를 통화를 끝내고 허둥지둥 강습실에
올라간 미영은 그생각으로 정신이 팔린채 계속 실수를 연발해서 뜨거운
오븐팬을 생각없이 잡다가 손을 데이기도 하고 분리해서 넣어야 할 계란을
한꺼번에 집어넣어서 과자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백선생님 오늘 무슨일 있으세요? 후후~우리한테 그런실수 하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러시는건 아니겠죠?"

"죄송해요. 딴생각하느라...자~ 전부 만든제품 가지고 오세요.제품설명 시
작하겠어요"

백화점문화센터를 나서서도 계속 실수를 연발했다. 신천대로를 달리다가
U턴을 해야하는데도 마냥 달리다가 지나친걸 깨달아서 훨씬 많이 돌아가
기도 하고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쪄나하는 생각에 빨리 집에 가는게
나을것 같아서 퇴근시간맟춰서 창섭을 데리러 가기로 한것도 취소를 해
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해서 창섭에게 삐삐를 쳤다. 그리고 음악을 틀었다.엘튼존...
명진이 그해겨울 크리스마스선물로 건내준 테잎이었다.
엘튼존이 참 슬프게도 노래한다.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미영아 왜 안나오고 삐삐야? 한참기다렸잖아..."

"응...좀 아픈거같아...그래서 곧장 집으로 온거야. 택시타고 와..응?"

"많이 아파? 병원안가두 돼? 약 사가지고 들어갈까?"

"아냐...집에 약있어..."

데인 손에 바셀린을 바르면서 벌써 두번째 돌아가는 엘튼존의 테잎을
그대로 듣고 있었다. 데인손보다 더 아려오는 지워졌던 오래전가슴의 통
증을 느끼며.

<찰칵>

창섭이 걱정되는 눈빛으로 문입구에서 무언가 주워든채 들어서고 있었다.

"손은 왜 그렇게 된거야? 괜찮아? 일루 내밀어봐..."

"괜찮아...실수해서 데인걸.뭐. 근데 손에 든건 뭐야?"

"니앞으로 온 우편물인데..."

고운편지봉투에 말끔하게 쓰여진 글씨에 미선이 떠올랐다.청첩장일테지. 

"창섭씨 나 토요일에 서울가야 할거 같아...같이 갈래?"

"서울은 왜? 엄마가 호출하셔?"

"아냐...서울가는길에 아버지 어머니도 뵙고 와야지,물론..."

"모임있니?아니면 결혼식?"

"결혼식...알지? 미선이라구..서울사는 동생. 그애 결혼해."

칼로 봉투를 깨끗하게 자르고 꺼내보니 청첩장과 편지 그리고 비행기표가
한장 들어있었다.

"미영아 꼭 가야돼? 토요일은 힘들겠는데 난. 그날 현장점검일이라서 오후
까지 현장을 비울수가 없을거같아..."

"그럼 어쪄지? 나 혼자가라구? 흠...같이 가자아..응?"

"그럼 이러자...토요일에 너 먼저 올라가고 일요일에 서울에서 만나..."

창섭이 씻으러 욕실에 들어간후 미영은 청첩장과 같이 보내온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두번째장을 읽던 미영의 손에서 편지지가 바닥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미영의 눈은 편지지속 한부분에 멈춘채 흔들리고 있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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