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신혼출발 카운트다운 -주거문제를 해결하라!
결혼식이 12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 두사람은 부모님에게 우린 어른이니까
걱정 마시라고 큰소리를 펑펑 치기는 했지만 막상 해결해야할 문제는 줄줄
이 늘어서서 두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섭씨. 우리 방도 구해야하고 살림살이도 사야하잖아. 큰소리 치긴했는데
좀 걱정이다. 창섭씨 얼마 가지고 있어? "
"나? 야~ 나 졸업한지 겨우 몇달이고 너랑 데이트하느라 저축은 생각도 못
한다는거 너두 알면서 그러냐. 니가 큰소리 팍팍 치길래 난 너만 믿고 있
으면 되는줄 알았는걸?"
"아이고...저런 남자를 남편이라고 앞으로 키워야하나? 일단 통장이랑 카드
랑 전세계약서 그런거 다내나봐!"
취직해서 대구로 내려올때 부모님이 얻어주신 전세방은 둘이 살기에는 너무
비좁고 혼자 잠만자기 따악맞는 방이었다.
지금도 둘이 마주앉으면 책상하나 놓을공간 밖에 남지 않을거같았다.
책상서랍을 뒤져서 창섭은 전세계약서랑 통장이랑 주섬주섬 꺼내서 미영이
앞에 내놓았다.
전세금 1000만원. 통장에 남은 잔고는 겨우 100만원도 채안되게 남아있었고
예입쪽은 기입이 안된채 계속지급쪽은 새카맣게 전산처리가 되어있었다.
"흠...다 합쳐두 1100만원이야? 그럼 우리 이러자! 나두 1100만원 똑같이
내놓을테니까 그걸루 결혼준비해보자. 반대없지? "
일단은 둘이 살기 적당한 전세방을 구하려 댕기는게 급선무일거 같았다.
12일만에 방을 구하지 못한다면 신혼여행을 다녀와서도 이 좁은 자취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야하는 불상사가 눈앞에 보였다.
그날부터 3일동안 두사람은 미영이네 집근처부터 시작해서 방값이 싸고
기왕이면 기름보일러가 되고 욕실을 따로 사용할수 있는 방을 찾아서 신발
이 1미리쯤 닳을만큼 돌아댕겨야했지만 쉽사리 그런집이 구해질리도 없었고
있다해도 전화하고 가보면 금방 다른사람이 계약한 후였다.
궁하면 통한다던가? 두사람이 방을 구해야한다고 동네방네 S.O.S를 치고 다
닌결과 그들이 원하는 방이 그들에게로 왔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공짜면 얼마나 좋으련만 마침 창섭의 회사선배가 서울로 전출되는바람에 급
하게 오피스텔 전세를 놓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7평짜리 오피스텔인데다 난방은 물론 신경쓸필요 없고 간단하게나마 샤워할
수있는 시설이 되어있는 지은지 얼마 안되는 건물이었다.
범어동에 있는 K오피스텔이었다. 미영이 좋아하는 푸른색건물이었다.
막힌공간을 좋아하지 않는 미영이 좋아하는 한벽면이 큰유리로 만들어져
시야가 훤하게 트여있었다. 바로뒤에는 나즈막한 산도 있는거 같았다.
주변에 금융가와 법원이 있고 같은 건물에 대중목욕탕도 있고 수퍼마켓도
있었으며 조금만 걸어가면 시장도 있었고 동대구역도 근처에 있었고 고속
버스터미널도 가까웠으며 시내랑도 버스타고20분이내에 있는 정말 너무 완
벽하게 좋은 위치에 있는 곳이었다. 물론 전세금도 급하게 세를 놓느라
아주 낮은 두사람에게 적절한 금액이기도 했다.
2000만원에 전세를 놓았다는데 사정사정해서 일단 1500만원을 주고 결혼식
끝나고 부조금 수금해서 나머지 500만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을 했다.
"야~ 창섭씨 좁은 자취방보다 훨씬크다. 그리고 가구는 별루 안사도 되겠
는걸. 봐~ 저기 붙박이장도 있고 싱크대도 새거다. 침대는 내꺼 그냥 사용
해도 되겠지? 내꺼 더블이잖아. 난 역시 선견지명이 있나봐!"
공유면적빼면 실제는 7평은 훨씬 안되는 공간인데도 활짝웃으며 좋아하는
미영을 보면서 그런미영이 좋아서 창섭도 따라 웃었다.
사실 미영을 첨봤을때 저런면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시선이 다리쪽으로만 갈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고 창넓은 셀프커피집의 창가
에 앉아서 그런치마를 입고도 다리를 꼬고 앉은채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있던
여자가 바로 미영이였다.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오드리햅번의 헤어스타일에
입술만 동동뜨는 붉은장미색 립스틱을 바르고 도나스를 먹던 손가락을 쪽쪽
소리나게 빨고 있던 여자가 바로 그녀였던거였다.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거 같이 서늘하고 새침한 분위가가 그녀에게 감돌고
있었다. 한참을 그녀가 눈치 못채게 힐끔거리며 쳐다봤지만 그녀가 눈치채
지 못하리라는건 창섭이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정면으로 마져쳐다보는 그녀
의 눈총을 맞고는 확실하게 깨달게되었다. 화다닥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어느새 그녀가 그의자리 바로 앞에 서 있다는걸 고개숙인 그의 시선에 와
닿은 그녀의 스커트자락을 보고 고개를 들어야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일수
밖에 없었다.
"뭐예요?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내가 동물원 원숭이 된거 같잖아요"
하더니만 바로 앞자리에 털석 앉더니 턱을 고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섭
의 얼굴을 요리조리 살피는 거였다.
"흠...나두 빚갚았다.근데 내가 손해본거 같아.아저씨도 치마좀 입지 그래
요. 각선미가 이쁠거 같은데 ?"
"아..불쾌했다면 죄송해요. 눈에 띄는 여자 그리고 시선끄는 여자 쳐다보는
거 죄는 아닌거 같은대요. 어차피 봐달라고 입은 미니아닌가요?
친구분이랑 둘이면 합석하면 어때요? 아! 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에요.
나두 좀있으면 친구올거 같은데 바지따로 치마따로 보단 합치면 더 그림이
좋을거 같은데 내말이 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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