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녹는 2월에는
당신은 어디로 외출하고 싶나요?
회색건물, 잿빛하늘, 그곳들을 벗어난곳이면 당신은 어디라도 좋을지 모르겠읍니다.
당신이 젊은날에 좋아했다던 빨간점퍼차림으로 배낭하나에 기타메고 목적지도 없는 여행을 떠나고 싶을지도 모르겠읍니다.
지금의 당신에게는 늘 배낭보다 무거운 제가 당신곁에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읍니다.
늘 깨끗한방,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중요한 마누라가 당신에게는 자유로운 여행에 방해꾼일것만 같습니다.
당신이 가고싶은곳, 당신이 하고싶은것, 당신이 먹고싶은것들이 이젠 당신이 아니라 늘 제가 원하는것들로 당신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늘 받기에 익숙해져버린 사랑에 게으른 내가 당신이 원하는게 뭔지를 궁금해하는일에도 자신이 없읍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이라고 늘 당신에게 검은옷이나 짙은색들만 강요하며 사는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당신은 더 환한 색들을 원하는건 아니었나요?
색깔의 선택조차 늘 당신 몫이 아니었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것들을 당신에게 강요하며 살았던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당신 마음속에는 늘 내가 방해꾼이 아니었나요?
왜 CF광고속의 남자가 왜 치죠?
"널 만나고 되는 일이 없어"
혹시 내가 당신의 벽이 되어 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중에 " 행복 머무르지 않는"이라는 단편소설이 있어요. 결혼에 실패한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혀 결혼은 하지 않은채 살아가는데 서로에 너무 사로잡혀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서로의 감정들에 의심이 쌓여가고 집착하고 그 의심을 지우기 위해 끊임없이 몸으로 사랑을 확인하는데 어느날 남자가 떠나요. 그 시간들을 파괴하고 싶은 생각이 뇌리를 스쳐서. 그후 여자는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그들이 함께 했던 호숫가집에서 혼자 기나긴 시간을 남자를 기다렸어요. 어느날 편지가 날아들고 여자는 그것이 그토록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으로 부터 온것임을 직감하죠.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행복했음을 그 행복을 받아들이는것에 겁을 먹고 도망쳤던 시간들이 뼈에 사무치게 후회한다는 내용의 편지였어요. 그것으로 그들의 시간이 끝이 나죠.
우리들도 지금 조금은 행복한거죠?
당신이 벗어둔 당신의 속옷들을 빨아 게키면서 이렇게 당신의 빨래라도 할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치 당신인것 처럼 당신의 옷들을 쓰다듬어 봅니다.
당신이 있음으로 마냥 행복합니다. 행복이라는거 그리 크거나 멀리 있는건 아닐거예요.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 목소리를 듣고 당신을 안고 당신과 마주앉아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는 순간 순간이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그냥 이렇게 서로의 생각만으로 행복에 젖었으면 좋겠읍니다.
사랑합니다. 아무리 많이 해도 질리지 않는 말인것 같네요. 사랑합니다. 언제 만나더라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소중한 당신 우리 꼬옥 만나요.
내가 늘 기다릴께요. 당신보다 먼저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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