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초보운전???
야반도주를 해서 친구들로부터 탈출한 우리의 초짜부부는 대구에서 경주까
지 고속버스타면 50분걸리는 66Km의 거리를 30분만에 주파했다.
91년에 출고되어서 2년째 타고 있는 스쿠프를 타고 어둠속을 질주했다고
해야 옳은 표현일것이다.
웬 스쿠프냐구? 친구 명식이한테 부조금대신 빌린거였다. 렌트카빌려가지고
여행가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 같아서 친구차빌리기로 한거였다.
명식이녀석 한일주일동안 고생좀 할거였지만 친구가 결혼 평생에 몇번하는
것도 아니고 이번만 참아야지 어쪄겠어.
밤이라 그런지 도로가 한적했다. 4월초엔 보문단지로 가는 도로에 줄지어선
벗꽃이 화사하게 피어서 밤을 밝혀주었을텐데 지금은 가로등만이 줄지어선
채 두사람을 맞아주었다.
보문호가 보이는 힐튼호텔에 예약을 미리 해두었으므로 헤메고 다닐 필요는
없었고 이미 자정이 다되어가는 터라 하루종일 결혼일정에 시달리다보니
미영은 게슴츠레 반쯤 눈이 감겨가고 있었다.
호텔에 들어서서 예약한 이름을 말하고 키를 받아서 방으로 올라가는동안
벌써 미영은 창섭에게 기댄체 잠이 들어가고 있는거 같았다.
짐을 옮겨다 주던 호텔벨보이가 가고 나자 겨우 방에는 두사람뿐이었다.
첫날밤인것이다. 한문으로 초야라고도 했던가?
'사실 우린 형식적으로는 첫날밤이지만 이미 밤을 같이 지낸적이 많은사이
다. 아~ 오해마시라~ 남녀가 밤을 같이 보낸다고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건
아니라는걸 밝혀두고 싶다.
많다고해봐야 겨우 3번이었다.뭐! 그리고 사실 2번은 그냥 진짜루 진짜루
손만 꼭잡고 잤다.뭐! 못믿겠다면 말지뭐~
기왕 공식적으로 결혼식거행하고 신혼여행와 있는 지금 우리가 뭐하러 거
짓말을 하겠우?
우리가 처음 같이 밤을 지냈을때는 서울이었다. 미영이랑 둘이 친구들이랑
어울리다보니 밤이 늦어서 다른곳에 보내기도 그렇고 집에 같이 데려가기도
그렇고 그래서 방을 잡아주고 나올려는데 여자혼자 재우기도 그렇구 이러
저러한 이유때문에 둘이 같이 있었지만 맹세코 아무일도 없었다.
비디오 한편같이 보고 뽀뽀한것밖에는. 실은 미영이가 많이 아팠거든.
밤새 뒤척이느라 잠도 제대로 못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2번째 밤을 같이 지냈을때는 대구였다. 이번엔 미영이집이 대구인데
왜 같이 있었느냐구 묻는다면 할말이 없다. 다만 같이 있고 싶다고 내가
말을 했고 미영이 역시 그런 마음이었을 따름이다. 누구나 좋은사람이 있다
면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아닐지...
하지만 역시 우린 그냥 비디오한편만 보고 그냥잤다. 사실 내가 하자품이
거나 고자 아니냐구 물을 사람도 많을것이다.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난 현역을 무사히 마친 대한의 아들이다. 왜냐구 묻는다면 그건 한마디
뿐이다. 눈물! 기껏 분위기 잡아서 잘되어가는가 싶었는데 내눈을 가만히
쳐다보던 미영이 눈에서 눈물이 희미한 불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거였다.
우는 여자 앞에 두고 요상한 맘 품고 그럴 남자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여하튼 그렇게 2번은 손만 꼬옥 잡고 잤다. 하지만 3번째는 아니다.
3번째에는 서로 텔레파시가 통했나보다. 사실 남녀가 결혼을 하면 결혼생
활에서 섹스가 차지 하는 부분이 미혼일때는 50%정도로 예상을 하지만 이
미 먼저 살아본 선배부부들의 조언을 빌린다면 거의80%는 차지한다고 말
들을했다. 남녀가 결혼을 해서 1주일에 한번 섹스를 한다쳐도 30년동안
산다면 일년에 52주 곱하기 30년이면 자그만치 1,560번은 한다고 볼수있지
않을까? 그렇게 중요한 결혼생활의 일부분인 섹스를 무시할수는 없는일었
다. 사실 결혼전에 손만잡고 신혼여행와서 첫경험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부부가 있기는 하다. 사실 남자들은 아내될 여자가 첫경험이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심리가 100%정도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요즘와서 7쌍이 결혼하고 그중 1쌍이 이혼한다는 공식적인 결과가
말해주듯이 사실 이혼사유가 성격차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알고보면 속궁합
이 맞지 않아서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을줄로 안다.
내가 너무 서론이 길었나? 여하튼 우린 3번째의 밤에서 확인을 했다.
뭘 확인했냐구? 에이..알면서 뭘물으셔. 결혼까지 한걸 보면 다아시지...
근데 난 그녀 미영이에 대해서 아는게 없다. 너무 어두웠거든..히히!
사실 난 그녀의 몸에 점이 몇개인지도 알지 못한다...오늘은 꼬옥 몇개인
지 확인해봐야지..."
여하튼 그들이 부부가 된후 첫날밤이었다. 근데 이여자 미영이는 방에 들어
서자 마자 잠이 들었나보다.
"미영아 옷이라도 벗고 자야지.후~ 자는것도 이쁘네...에구 내새끼!"
"으응....나 피곤해...자기 먼저 샤워하고 나 깨워줘"
하면서 눈도 뜨지 않은채 팬티스타킹을 벗어서 창섭에게 주었다.
"잉..이게 뭐야? 나보고 빨아달라고? 흐~ 그래그래..뭐 이쁜우리각시가 해
달라는데 이정도야 뭐..."
"룰룰루~~~~~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안올지 몰라 사랑이라는 감정의물결~
~~~~~너를 맞이하게된거야...내가 아는 한가지~~"
이덕진의"내가 아는 한가지"라는 노래를 빽빽대며 떠나가라 노래를 부르
는 소리가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에 썩여서 들렸다.
샤워하고 커다란 샤워가운을 걸치고 나와보니 미영이는 곤히 잠이 들어있
었다. 마치 천사처럼 잠이 들어있었다.
깨우기가 싫어서 깨지않게 조심하면서 미영이의 옷을 하나씩 벗겨주었다.
어디까지 벗겼냐구? 뭘 알려구 그러셔~
그리고 신혼부부가 잠옷입고 자는거 봤우? 잠옷그거 가지고 가봐야 한번도
사용할일이 없다는거 선배부부님들은 다아시잖우!
그리고 여하튼 불끄고 가운벗고 누웠어. 나란히 미영이랑 창섭이랑.
첫날밤도 그냥 손만 꼬옥 잡고 잤냐구? 미쳤우! 첫날밤에 그것도 공식적으
로 둘이 밤에 어른들만의 장난을 해도 된다고 장인어른과 세상사람들에게
결재를 맡은 그런밤에 그냥자게.
하지만 둘은 초보운전이어서 서툴렀고 어색했고 조심스러웠다.
살아가는 동안 서로 익숙해지고 솔직해지고 알아가야할 시간들이 많았다.
몇라운드 뛰었냐구요? 비밀! 둘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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