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뒤에 숨으면 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키의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비내리는 날 나만 우산속에 가두고
그냥 스스름없이 내옆을 걷던
그런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집앞까지 바래다주고 내가 들어가도
벽에 기대어 내방의 불빛이 꺼지길 
기다려주던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비내리는 바닷가에서 내이름을 우산끝으로
커다랗게 써주며 사랑한다고 말하던
그런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친구들과 어울리는 카페에서 탁자밑으로
내손바닥에 사랑해라고 써주던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생일선물보다 내가 건네준 쪽지하나에
더 감격하는 그런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내가 울때 나보다 더 많이 울어주던
그런 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어색해졌던 어느날 김미선의 "편지"를
건내주며 밤새 거리를 걷게 만들었던
그런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울집까지 갈 택시비밖에 없어도 암말않고
날 바래다 주고 밤길을 몇시간씩 걸어서
몸살이 나도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던
그런남자를 예전엔 좋아했었지...

나를 떠난후 더 내가 그립다고 말하던
그런 남자를 좋아했었지...

'종이반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사랑살이 2.  (0) 2012.01.05
나의 사랑살이 1.  (0) 2012.01.05
그때 그리고 어제...오늘.  (0) 2012.01.05
그냥...  (0) 2012.01.05
T h e E n d.  (0) 2012.01.05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