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반지/여행

주왕산기행1

종이반지 2012. 1. 6. 20:59
 < 기 행 문 >

            < 버너 하나 달랑 들고 떠난 여행 >    


                                           1995.  9. 27.

                                             <rainblue>


1)여행 경로 : 청송 달기약수터 - 주왕산 - 수안보 - 조령산휴양림

2)여행 기간 : 1995년  9월 23일 ~  9월 24일 (2박 3일)

3)교통편 및 기타 안내

  (1)교통편

  서울기점 : 서울동서울터미널 - 주왕산 (하루1회) 6시간
             서울동서울터미널 - 약수탕 (하루7회) 5시간 30분
                    "         - 수안보 (1시간마다)      
  대구경유 : 동부정류장 - 청송 (수시) 2시간20분 (6,100원)
             북부정류장 - 수안보      3시간40분 (8,100원)              
  (2)숙박요금

   청송 :민박 ;15,000 - 20,000원   ,   여관 : 12,000-20,000

   수안보 : 여관 ; 29,000원   ,   호텔 ; 35,000원부터

   조령산자연휴양림 :산막(5-8인용,난방,취사)30,000원

                     산막(5인용,난방취사불가)20,000원
 
                     야영장;2,000원 (예약전화:0445-33-7994)                        

  (3)입장료 

   주왕산국립공원 : 1,400원   ,   조령산 자연휴양림 : 700원 
  
  (4)카드사용

     주말여행시 현금카드이용은 시단위외 사용안됨. 

     대부분의 음식점 카드사용 안됨.

  (5)등산코스 

     1> 매표소-주왕암-망월대제1폭포-제2폭포-제3폭포-연화사-매표소

        소요시간 : 9.2km 3시간
  
     2> 매표소-주왕암-정상-가메봉-주봉-내원동-제3폭포-매표소

        소요시간 :20.2km 8시간

9월 22일 오후4시.

약속시간인 오후4시가 다되어갈 무렵 은갱이는 집근처 쇼핑센터에서 
여행가서 먹을 음식물들을 이것저것 고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삐삐가 
왔어요. 장보던걸 멈추고 전화를 해보니 4시에 동대구역그릴에서 만
나기로 했던 정화언니가 1시쯤에 도착해서 약속시간이 될때까지 볼링
치다가 연락한거 였는데 버너랑 코펠을 챙겨오기로 했던 정화언니가
버너며 코펠,쌀조차 가져오지 않았다니 시장을 볼 필요가 없어진거
예요. 그래서 장보기를 포기하고 약속장소로 달려가보니 이번엔 우
리의 발이 되어주시기로 했다던 추병화님이 갑작스레 일이 생기셨다
며 돌아가야 한다고 하고 서울에서 오기로 했던 정두찬씨도 대구로
진입하는 고속도로가 막혀 늦을거라는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이렇게 모든일들이 삐그덕거렸죠. 거기다 카메라 역시 아무도 
가져오지 않았더라구요.  약속시간인4시를 훨씬넘긴 6시까지 정화언니
와 은갱이랑 병화님은 정두찬씨를 기다리며 일찌감치 저녁까지 먹어
치우고 디저트로 커피까지 마시며 시계만 번갈아 쳐다봤죠.
6시가 넘을무렴에야 배낭매고 숨차게 들어오는 아담한 남자가 들어
오더라구요. 그남자가 바로 우리를 줄기차게 기다리게 했던 정두찬씨
였어요. 늦게 나타난죄로 정두찬씨는 커피도 한잔 못마시고 동부정류
장에 있는 중국집에서 혼자 맛도 없는 짜장면 하나만 먹고 출발하게
되었죠. 늦게 온것도 죄는 죄지,뭐!
대구 동부정류장에서 6시40분에 출발하는 청송가는 시외버스를 탔죠.
처음만난 정화언니랑 은갱이는 낯선느낌도 없이 조잘조잘 쉬지도 않
고 수다를 떨었지만 혼자 떨어져 배낭과 동석한 두찬오빠는 서울서
오는 동안 잤을텐데도 지치지도 않고 계속 자는거였어요.
멀미때문에 운전석바로 뒷자리로 옮겨 앉아서도 정화언니와 은갱이
는 헤트라이트가 비춰주는 도로를 바라보며 청송에 도착할때까지도
계속 수다를 떨었고 두찬이오빤 내릴때 우리가 깨워서야 겨우 부스
스한 눈을 뜨고 따라내렸을때가 9시였죠. 결국 잠이 덜깬탓에 음료
캔을 두고 내렸죠. 에고 아까와라.
일단 날은 어둡고 민박을 하긴 해야겠는데 피곤하다고 무작정 버스
터미널근처 마을에서 웬아주머니가 민박하라고 잡는데 맘약한 두찬이
오빠는 그냥 따라가자고 하고 은갱인 완강히 달기약수터쪽으로 가자고 
우겼죠. 세상에 방바닥에 보일러도 안들어오는 방에 스티로폴을 깔아
주겠다는데도 그냥 가서 자자는 두찬이오빠 넘 피곤했던 모양이여!
코펠버너가 없으니 취사는 포기하고 밥은 사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도 다행이 두찬이오빠가 버너만은 가져왔다고 하는바람에 생각을 
바꿔 코펠을 하나 사기로 하고 근처 등산낚시가게와 레포츠점을 다 뒤
져봤지만 코펠이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한가지 짚고 넘어갈것은 정화언니네가 바로 레포츠가게더라구요. 그러
면서 그냥왔다는건 용서가 안되지만 기왕 안가져온거 어떻게든 냄비하
나라도 구할려고 근처 대형수퍼에 갔더니 뚜껑이 없는 전골냄비하나에 
3500원이래서 그거 하나 사고 삼겹살과 야채를 사다보니 세상에 우린 
심지어 숟가락 젓가락부터 쌀도 안가져오고 전부 빈몸으로 온거있죠?
이래저래 쌀은 안사고 라면이랑 삼겹살이랑 야채며 일회용수저며 종이
컵같은 걸 사고 달기약수터 들어가는 차가 있는지 알아보니 택시를 불
러야 한다는데 좀전에 수퍼에 들어온 아주머니가 달기약수터 가려면 자
기네 차에 타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아저머니의 봉고차에 타고 가
다보니 그집이 바로 민박집이고 닭백숙을 파는 식당이더라구요. 지저분
하고 비싸면 다른곳으로 갈랬더니 크고 깨끗한방에 TV며 이불까지 있고 
더더군다나 방에 욕실까지 딸려있는 새로지은 건물이더라구요. 거기다 
15,000원밖에 받지 않으니 그곳에 머물수밖에요.
밤새 2층에 있는 우리방 입구에 그집 판을 펴고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그집처마밑에 앉아 자글자글 삼겹살도 굽고 두찬이오빠의 뚜껑도 따지
않은 위스키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며 새벽3시까지 두런두런 사람사는이
야기들을 주고 받다보니 어느새 조금씩 졸음이 오더라구요. 그래도 우
리는 고스톱도 못친다는 정화언니를 끼워 손목때리기 고스톱을 30분정도
치다가 잠이 들었으니 일찍 일어날수가 있나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