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반지/詩
비누냄새가 향기로운 남자...
종이반지
2012. 1. 5. 23:01
한남자가 있었어요.
언제나 비누냄새가 폴폴 날리던 청결한 그런 남자였죠.
주머니엔 항상 손수건이 깨끗하게 접혀져 있고.
그남자앞에선 손을 내밀기가 부끄러울만큼 그남자의 손은 곱고 청결했죠.
덤벙대기 일수인 나와는 달리 깔끔한 그남자가 부러웠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새로나온 음반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사버렸었죠.
마치 DJ처럼 친구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따르는 여자애들도 많았던거 같아요.
깨끗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남자에겐 그림자가 있었죠.
사연있는 남자같은 그런...
노래도 무척잘하는 남자였죠. 얌전할거 같은데 나이트엘 가면 춤은
왜그렇게 잘추는지...
그남잔 당구도 조금 치나봐요. 볼링은 도랑에 공 빠뜨리지는 않을 정도는
되는 모양이구요. 그리고 섬세한 남자였나봐요.
옆에 있는 사람은 잘챙기고 친절하게 대해주죠. 특히 여자한테는.
그래서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모양인가봐요.
편한것같은데 다가서면 자꾸만 멀어질거 같은 그런 남자였어요.
한참을 그남자를 지켜봤지만 조금도 모를게 그남자 인거 같아요.
그남잔 헤어진 사랑을 그렇게 오랫동안 잊지를 못하고 있었어요.
요즘애들처럼 돌아서면 지워버리는 그런 사람은 아닌가봐요.
그만큼 다가서기 힘든사람이라는 뜻인지도 모르죠.
그남자는 언제나 전화할때엔 샤워를 하거나 씻고 있는 중이죠.
이젠 조금씩 그남자를 잊어가나봐요. 하나씩 기억들이 희미해져
가는걸 보면...
그래도 오래도록 잊혀지지않을 기억이있어요.
그남자의 비누냄새...
조금전에 난 비누거품을 곱게 내어서 손을 씻었죠.
비누냄새를 맡으며 지금도 어디서인가에서 손을 씻고 있을 그남자를
한번 생각해봤어요.
처음엔 그냥 그남자가 좋았었지만 이젠 없는 그남자보다 그남자가
풍기고 다니던 비누냄새만이 제곁에 남아 절 향기롭게 해요.
사랑이 끝나고난후에 남는건 추억이라지만 제게 남은건 그가
어디선가 풍기고 있을 비누냄새뿐이죠.
자기만의 향기가 있는 사람이 좋아요. 그게 비누냄새든 아니면
올드스파이스냄새든 아니면 향수냄새든...그도 아니면 자신만의
냄새가 있는...
저의 향기는 뭘까요?
자신의 향기를 찾아보세요. 누군가의 추억에 남을 향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