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반지/장편시리즈
지지배와 기집애의 사랑보고서 8
종이반지
2012. 1. 9. 22:27
<지지배와 기집애의 사랑보고서>
8. 비밀연애
"꼬맹아...산성비 맞으면 대머리된다!"
진성이가 우산을 씌어주며 빙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보미의 우산을 한손에 들고 빙빙 돌리며 약을 올렸다.
"이 우산 이쁜데 내가 가질까봐. 후후..누군 대머리되고...!"
예전의 진성이 그대로였다. 장난끼많고 밉지않은 심술...
"애인은 어쪄구 오늘같은날 하필 거기에 있어?"
"애인? 나한테두 애인같은게 있었던가?글쎄... 넌 웬일이니?"
"나? 너같은 남자 만나게 될까봐 무서워서 애인안키운다.왜!"
보미의 말에 진성은 흐려진얼구로 발끝만 내려다보며 괜히 우산끝으로
땅바닥만 콕콕 찌르기만 했다.
"나 이제 그만 갈래.우산줘!"
우산달라고 내민손을 갑작스레 잡은채 진성은 아무말도 않고 그냥
무작정 걷기만했다.
"왜이래..이거 놔! 난 갈거래니깐...난 너랑 있기싫단말야..놔!"
버둥대며 잡힌손을 뺄려고 했지만 그는 완강하게 손을 놓지않았다.
긴다리로 껑충대며 걷는 그의 걸음을 따라갈려면 보미는 종종걸음을
쳐야만 넘어지지 않을거 같았다.
"도대체 어딜가려는거야. 놔...아파...손가락 부러지겠단말야!"
눈앞에 대구역이 보였다.
'여긴 왜? 어딜가려는거지?'
"보미야. 우리 바다보러가자..응. 부탁이야. 같이가.."
바다...갑자기 빗소리가 파도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쏴~~~~~~~아~!
"여하튼 이손놓고 이야기해..아파죽겠단말야..아파..."
그소리에 놀라 진성은 꽉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얼마나 세게 잡았던지 안그래도 멍이 잘드는 보미의 손등에 파란
자욱이 남아있었다.
"그럼 바다만 봐. 아무이야기도 하지말고...그냥 바다만 보고와..."
보미가 그냥 나가버리고 따라나가려던 미나는 진성이가 보미의 우산을
들고 따라나가는걸 보고 그냥 주저앉아버렸다.
'분명히 예사로운 사이는 아니었던 모양인데...근데 뭐야..난 졸지에
들러리가 된거네..흠흠.'
미나는 첨보는 남자랑 둘이 있는게 어색해져서 커피만 계속 마셔댔다.
"아저씨...여기 커피한잔 더 주세여..."
병준은 아까 여기서 보미와진성이 같이 앉아있던 모습을 첨봤을때
둘이 다시 만나게 된거라면 진성이가 이제 그렇게 방황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왔었다.
바로 앞에 앉아 딴청을 피우며 커피를 더시키고 있는 미나를 그제서야
찬찬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 두사람의 생각때문에 미나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는데
두손으로 잔을 잡고 조용히 커피만 들이키는 미나의 속눈섭이 참길다는
생각을 했다.
"미나씨는 비내리는 오늘같은 일요일에 만날 애인도 없어요? 여자친구랑
아침부터 커피숍에서 만나게? 애인 있을거 같은데..."
"아저씨...초면에 무슨 실례의 말씀. 애인이 있던 없던 아저씨랑은
상관없잖아요..."
"아....저...씨? 23살먹은 내가 지금 아저씨 소리 들어야하나?
보미씨 친구라 좀 당찬면이 있군요...나 아저씨 아닌대요.
전병준이라고 합니다...전병준..."
그렇게 토닥이며 미나와 병준은 다른 두사람이 어떻게 되었던 신경도
쓰지 않은채 서로에 대한 탐색을 시작했다.
첨만난건대도 그런느낌이 없이 둘은 같이 영화도 보고 저녁도 먹으며
친숙한 느낌을 서로 나눌수가 있었다.
병준은 어둑해진 거리에서 미나와 헤어지면서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미나도 새침하게 내숭을 떨었지만 그와 헤어지는게 아쉬웠다.
"저....미나씨...저..뭐 하나 물어보면 안될라나?"
"뭘요? 세게 물지 말고 살짝만 물어보세요..크크!"
"혹시..애인없으면 나 한번 키워볼생각은 없수?"
"글쎄...애인재목은 아닌거 같은데!친구도 내가 선심쓴거다.싫음말고!"
"싫긴요...친구라도 감지덕지지...한번 잘 커볼랍니다...크크!"
"그래...병준아..후후!"
"앙큼하긴...여자가 먼저 반말하구..이런...말세다...말세!"
"전.병.준..하나 경고하는데 나랑 친구할려면 여성을 비하시키는
말투는 삼가하기바래...알았나?~"
"그래...이렇게 너랑 반말하는것만으로 만족해야지...후후..
참...미나야 우리 약속하나 할래? "
"무슨? 첨만난 우리가 무슨약속씩이나? 들어나보고 결정은 내가
하는거다..알았지?"
"우리 비밀연애한번 해보자...진성이랑 보미씨 모르게...우리가
사귀고 있다는거 한동안 비밀로 하자.응?
그두사람 사이가 다시 좋아졌다고 생각될때까지는 우리 안만나는걸루
하는게 어떠니?"
"응...좋은생각같애..나두 보미앞에서 병준씨이야기하기 좀 미안하거든."
"그럼 우리 시작하는거다..오늘부터....아유...이뻐라...미나~!"
그러면서 병준이가 미나볼에 뽀뽀를 할려고 하자 빼족한 구두앞코로
미나가 병준이의 쪼인트를 까버렸다.
"병준이 살려...................."
<다음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