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반지/장편시리즈

지지배 와 기집애의 사랑보고서 1

종이반지 2012. 1. 9. 13:06
             <지지배 와 기집애의 사랑보고서>           



1. 그녀들이 아니면 대구는 누가지키지?



팔공산의 정기가 어려있고 대통령이 많이나서 T.K사단이라는
정치세력들이 포진하고 있는 동네였고 지금은 P.K세력의 등장으로
조금씩 기가 죽어가고 있는 정치권하고도 밀접한 동네지만 도대체
애들이 놀만한 곳이 없는동네가 바로 대구라는 동네인것이다.
서울에는 그래도 대학로라도 있어 연극이라도 볼수 있고 정없으면
여의동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도되고 또 정없으면 한강에서 농구라도
하면 될테지만 대구라는 동네는 좁아터지고 놀때라고는 정말없는
도시다. 기껏 시내중심가라고 동성로가 있긴하지만 겨우 커피전문점이고
락카페고 가요방만이 현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을뿐이다.
연극한편을 봐도 서울극단초청이니 어쪄니해서 유명배우 한두명 출연
시켜놓고 관람료는 서울의 몇배씩이나 받아먹고 가수 누구누구 콘서트니
해서 공연을 하면 10대들이 몰여와서 악악 소리만 질러대고 노래를
들은건지 비명을 들으러 간건지 모를만치 소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공원은 많긴 하지만 70년대에 한가닥했던 가족공원 "달성공원"에는
이젠 늙어버린 동물들과 갈때없어서 하루종일 해바라기중인 노인들만이
진을 치고 있어 노인공원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젠 키다리문지기 아저씨도 은퇴를 해버렸고 볼건 아무것도 없을터였다.
앞산공원이라고 있긴하지만 거긴 차라리 유럽풍식당 진열대라고 
표현하는게 더 빠를거 같다. 유락시설이라고는 시대에 뒤떨어진것들
뿐이고. 봄에 벗꽃피면 사진이나 찍으로 가기 딱맞는곳이다.
유원지라고 수성못이 하나 있긴한대 연인들 보트만 몇개 떠다니고 
포장마차만이 밤새도록 불을 밝힐뿐이다.
팔공산도 있긴하지만 불공드리러 오는 아줌마들뿐이고 마이카족들이
밤에 갈때없어서 드라이브코스로 한번쯤 가보는 곳일뿐이다.
그것뿐이랴 영화한편을 볼려고 해도 흥행이 안될거 같으면 아예
수준있는영화는 상영되지도 않을뿐더러 홍콩영화나 코믹영화가
전부인 상업주의가 판을 치는 곳이 대구의 영화가인 형편에
대구에서 그래도 살아남을려고 우리아니면 그누가 이대구를
지키랴를 외치며 살아가는 두여자가 있었으니.
두여자의 꿈은 아주 소박하고 엉뚱했으며 누구나 다 이룰수있는
거였다. 바로 그들의 꿈은 "여편네와 마누라"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었다.
옆에있어서 여편네구 마주본대서 마누라래는데 둘은 그 누구의
여편네두 마누라도 아닌관계로 호적에도 보건사회부에도 처녀로
등록되어 있을터였다.
지지배는 취미가 자는거 였고 특기도 자는거였다. 그래서 별명이
잠팅이 인지도 몰랐다. 그녀는 항상 외치고 다녔다.
미인은 잠꾸러기라고 그런데 그렇게 잠이 많은 그녀는 왜 미인이
아니냐구 물으면 그녀는 새초롬하게 입을 다물고 말았다.
기집애는 소원이 있었다. 홀라당 벗고 거리를 활보해보는거였다.
그렇다고 오해는마시라 그녀가 미친여자가 아닌가 하고.
그녀는 항상 말했다. 내가 오연수나 누구처럼 날씬한 몸매를
가졌더라면 그렇게 짧은 미니를 입지는 않으리라고.
나같으면 차라리 홀라당 벗고 댕길거라고...
각선미 컴플렉스가 있는거였다. 아마도 그녀가 홀라당벗고 거리를
활보하는날은 이디오피아가 세계를 정복하는날보다 더 멀거라고
기집애는 생각하고 있었다.
지지배는 참 이뻤다. 물론 기집애도 참이뻤다.
다만 지지배는 호모에렉투스를 닮아있었고 기집애는 네안데르탈인을
닮아있었을 따름이다.
두여자는 특기가 있었다. 그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춤이있었다.
난리부르스라고 들어나보셨는지.
둘다 사건치는게 특기이자 취미인거같았다.
원래 기집애는 참 얌전하고 착하고 조신한 처녀라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치만 지지배와 같이 어울리면서 그녀역시 지지배와 같은 수준이
될수밖에 없었을터였다. 그래도 기집애는 지지배와 커플이 된걸 
후회해 본적은없었다.
미스터 .투라고 가수들이 부르는노래 있지..그왜 "난 단지 나일뿐"
이라는 노래말이야. 
아마도 그노래는 그녀들을 위해서 작사 작곡되어진거라고 지지배와
기집애는 박박 우기고 댕기는거였어.
둘은 시시때때로 뭉쳤다. 뭉쳐봐야 맨날 하는일이라고는 뻔했다.
치지도 못하는 볼링공 굴리러 댕기는 거였는데 공만 굴리면 말을
않한다.  꼴에 신세대라고 데미소다라는 음료를 즐겨 마시는 그녀들은 
그걸마시며 꼬옥 자기보다 어린 잘생긴 남자애들을 힐큼거리며 보면서 
음료를 마셨다. 아마도 그남자애들을 안주라고 생각하는거 같았다.
안주빨 세우는데 삼빡한 로바다야끼를 단골로 댕기면서 메뉴판에
있는거 뻔히 알면서 멍게같은걸 서비스로 달라고 박박우기는거다.
레몬소주 한주전자 마시면서 "아저씨..물~!"은 최소한 열번은
외친다. 아마도 그녀들은 물먹는 하마띠인지도 몰랐다.
물론 그들도 환경을 위해서 일조를 한다.
목욕탕에만 가면 목숨걸고 때를 미는것이다. 그래야만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으리라는 사명감을 내세워 털뽑은 닭처럼 될때까지 벅벅밀어대는것이다.
대충 이정도면 그녀들이 어떤 지지배와 기집애인지는 감이 잡히셨을것이다.


햇살도 뻑적지근허니 따사롭고 술고픈 즐거운 토요일 오후가 다가왔다.
물론 이런토요일에 집에가서 방바닥 벅벅 긁으며 온돌공주로 만족할
그녀들은 절대로 아님을 아실것이다.
그날도 그들은 뭉쳤다. 롱다리인 기집애가 전화로 가만있는 지지배를
꼬여냈다. 
"애...오늘 할일있니? 모할거니? 별일있니? 데이트있니?"
"그래...데이트있다. 오늘.너랑~"
의리로 뭉친 아니지 웬수처럼 질긴 우정으로 둘은 또다시 뭉치기로
약속하고 E볼링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잘안지키기로 소문난 지지배와 기집애는 오늘도 기집애가 
먼저 나와서 빠드득 거리며 이빨을 갈고 있었다.
웬수가 따로 없대니깐 하는 말만 되풀이 하지 그냥 갈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지지배나 기집애나 둘다 약속을 하면 늦어도 꼬옥 현장에 나타났다.
범인이 현장에 다시 나타나는것처럼 3시간이나 늦어도 꼬옥 현장에
나타났다. 그런이유로 기집애는 지지배가 제발 오늘은 1시간이상은
늦지말아야 할텐데 하는 맘으로 죄없는 볼링공만 탕탕 두둘겼다.
벌써 예약을해뒀는데 지지배가 시간맞춰서 안오면 뺀지맞을건대
오기만 해봐라...!
그때 볼링장카운터를 보는화장품으로 아스팔트를 깐 여자가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김보미 손님 3층카운타로 와주십시오!"
지지배의 이름이 보미였다...기집애는 자기이름으로 예약하기가 싫어서
보미의 이름으로 에약을 해둔거였다.
씩씩거리며 혼자라도 칠생각으로 카운타로 가고 있을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보미가 뛰어오는게 보였다.
그다음순간 쾅소리가 들리더니 보미가 찌그러져서 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다.
기집애가 달려가보니 보미와 부딪혀서 넘어진 사람이 배를 웅켜잡고
기다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꼬맹이아가씨. 좀잘보고 뛸수없어요?"
그다음순간 보미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그사람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악!"

그러자 그사람도 보미를 보는 순간 마주보며 소리를 질렀다.

"아~~~~~~~~~~~~~악!"


<다음에서 이어집니다>